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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국가대표 월드컵 우루과이 전 단상
- 졌지만 잘 싸웠다. 오늘 경기 아쉽지만, 잘 싸웠다. 나도 무척 아쉽다만, 내가 아쉬운 게 어디 선수들이나 허정무 감독만 하랴!
- 축구는 물론 모든 다른 스포츠처럼 결과로 말하는 경기이나, 축구를 참으로 사랑하는 이라면, 그리고 볼 줄 아는 이라면 과정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루과이 전 및 이번 우리 국대의 월드컵을 본 간단한 단상을 두서없이 적어본다.
- 경기 전체적으로 아주 잘했다. 경기의 두 승부처는 박주영의 골대와 수아레스의 골대, 두 골대이다. 하나는 맞고 나왔고, 하나는 맞고 들어갔다. 이건 운이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사실상 우리가 먹은 두 골 모두 정성룡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골이었다.
- 첫째 골은 우리 수비의 전술적 미스다. 거의 자책골 맞다. 그러나 우리의 실수라기보다는, 포를란의 날카로운 시야, 정확한 패스, 그리고 수아레스의 골이다(수아레스는 내가 볼 때 축구천재, 맞다! 앞으로 정말 잘 지켜볼만한 선수이다). 그리고 이 말은 달리 말해, 우루과이의 약속된 플레이가 맞아 떨어졌다는 말이다. 결국 우리 수비의 전략적 미스, 맞다.
- 그전 상황, 곧 시작하자마자 있었던 우리의 거의 일대일 상황에서 좌측으로의 패스가 늦은 것은 아쉽다. 멀어서 누구인지 확인 못했으나, 아쉽다.
- 그리고 박주영의 골대. 이거 아쉽다. 그러나 할 수 없다. 현대 축구는, 더구나 최근의 월드컵은 거의 상향 평준화되어,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잉글랜드가 잘 보여준다. 북한이 아니라면, 결국 1골 혹은 많아야 2골 차이다. 그런데 들어갈 골이 골대 맞고 나온다는 건, 사실상 거의 대부분 그 팀이 진다는 말이다. 이건 그저 불운이다.
- 전반에 골을 하나 넣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더 먹지 않고 끝난 것이 다행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여하튼 선방했고 공격도 무난했다.
- 그리고 후반 초중반 20-30분은 정말 좋았다. 중간에 화면에 뜬 볼 점유율 75:25가 말해주듯이, 후반 초중반은 완전히 우리 페이스였고, 여기서 한 골 정도 더 들어갔어야 했는데, 못 넣었다. 이건 우리의 골 결정력 부족, 킬러가 없어서 그런 것 맞다.
- 종종 결정적 기회가 왔지만, 못 살렸다. 그러니 사실 당연히 진다. 그러나 상대도 결정적인 것 1-2개를 못 살렸다. 역시 마찬가지.
- 김재성을 빼고 이동국을 넣은 것 좋았다. 그러나 역시 허정무 감독의 과거 패턴처럼 좀 늦었다. 기성용을 빼고 염기훈이 아니라 이승렬이나 혹은 안정환을 넣어 보았어야 했다(나라면 이승렬을 넣어 보겠다). 그것도 역시 좀 더 빨리. 역시 허정무 감독은 교체 타이밍이 좀 늦다. 그것도 하나의 패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기성용은 정말 좋았다. 기성용을 교체 선수로 너무 일찍 뺀 것은 늘 아주 아쉽다. 허정무 감독은 기성용이 늘 최상의 커디션이고 아직 더 뛸 수 있을 때 뺐다. 패착이다.
- 박주영은 잘했다. 결정적인 것, 사실은 정말 결정적인 것 하나를 마지막에 놓쳤지만, 이번 월드컵 전체를 통해 박주영은 정말 좋았다. 물론 호나우두나 메시 같은 세계에 그저 한 4-5명 있는 대선수들에 비해서야 못하겠지만, 아시아 최정상급을 넘어 세계적 수준임을 여실히 증명했고, 특히 그 성실성과 골감각은 정말 좋았다. 아직도 박주영은 하루하루가 크고 있는 선수이다. 응원해주고 더 믿고 지켜봐줘야 한다.
- 박지성은 정말 좋은 선수이다. 농담이 아니고, 박지성은 오늘 여실히 한국의 지단 맞다. 지단이 있는 프랑스 국대의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의 프랑스 승률은 무려 30% 정도 차이가 난다. 박지성이 있는 한국은 1군, 없는 한국은 1.5군이다. 박지성은 자신의 역할을 200% 이상 해주었다. 그는 캡틴 자격이 있다. 그에게 박수를!
- 이청용은 이번 대회에 두 골을 넣었다. 오늘도 아주 좋았다. 물론 결정적인 한 골 정도를 못 넣은 것이 아쉽지만, 원래 그런 찬스에서 가히 지단 같은 선수도 2-3번, 이 말이 좀 과하다면 3-4번에 한 번은 못 넣는다.
- 박지성이나 이청용 그리고 이영표 등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지난 2002년에 그저 우연히 4강에 오른 것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했다(16강에 오르지 못한 2006년의 아드보카드 호조차도 우리는 17위를 했었다!).
- 이영표는 정말 좋은 선수, 수비수이자 공격수이다. 오늘 후반 두 명의 우루과이 선수를 제치고 골대 앞으로 찔러준 패스는 천운이 안 닿아 못 넣은 골이다. 중간에 한 선수의 패스를 통해 김재성에게 날아온 볼을 수비가 걷어냈지만, 김재성의 실수로 돌리기에는 골이 너무 급하고 빠르게 왔고 무엇보다도 수비수의 위치가 좋았다.
- 차두리는 그리스 전에서, 나이지리아 전에서, 그리고 오늘 최고였다. 물론 아직 섬세한 결정력이 부족하지만, 그런 말을 차두리에게 하는 것은, 마치 박주영에게 힘이 부족하니 보강하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각 개인의 타고난 특성을 무시한 무의미한 말에 가깝다. 차두리는 열심히 뛰고 열심히 올려주고 열심히 막아주고 열심히 태클하고, 오늘 두 번 정도 그랬던 것처럼 종종 날카로운 슛을 때려주면 되는 것이다. 모든 선수가 카카나, 이과인이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다.
- 이정수는 정말 듬직한 한 명의 수비수, 그것도 안정적이며, 그리고 더구나 골까지 넣는 수비수가 생겼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축복이었다. 이정수 없이 우리는 16강에 올라갈 수 없었다. 그의 가치는 이 말 한 마디로 족하다.
- 이 시점에서 곽태휘가 있었더라면 정말 금상첨화였으리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 오늘로 우리의 자랑스런 국내파 감독 원정 16강 행진은 끝났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위대한 일을 이루어냈다. 나는 1970년대 초반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동대문 구장에서 박스컵(그놈의 박대통령컵을 당시엔 이렇게 불렀다, 하하!)을 본 사람이다.
- 나는 그 70년대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02 경기에서 98 골을 넣은 대한민국의 최고의 축구선수 차범근에 이어 한국이 낳은 두번째 월드 스타 홍명보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감격적 승리가 2002년 월드컵 폴란드 전의 2:0 승리라고 했던 말을 기억한다. 나도 그랬다. 그 폴란드 전의 승리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첫출전해서 헝가리에서 9:0(이 점수차는 아직도 월드컵 기록이다), 터키에게 7:0으로 진 한국팀이 거둔, 무려 48년만에 거둔 최초의 승리였다. 그전까지 한국은 무려 4무 8패였던 것이다!
- 나는 오늘 최선을 다한 한국팀에게 격려와 응원의 한 마디를 보낸다. 생각해보라! 누가 한국팀이 영국이나,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무력한 경기를 펼치고 졌다고,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성실하지 못해서 졌다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 그들은 정말 최선을 다했고, 칭찬받을 만한 경기를 했다. 외신들은 물론 우루과이의 전술이 결국 먹혀들었다고 곧 우루과이의 게임 운영 능력이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또 그만큼 한국은 이 경기에서 운이 따르지 않아서 졌다고 기록할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아직 물론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약팀이 결코 더 이상 아니다. 한국은 이제 강팀이다.
- 피파 랭킹 47위의 한국이 13위의 그리스를 꺽고, 7위의 아르헨티나에게 패하고, 21위의 나이지리아와 비겨, 16강에 진출하여, 17위의 우루과이를 상대로 가히 글자 그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마찬가지로 우루과이도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했고, 오늘은 그들이 이겼다.
- 이제 우리 선수들에게는 격려와 응원의 박수, 그리고 무엇보다도 K-리그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나는 기적을 전혀 믿지 않지만, 우리 클럽수, 프로선수들의 숫자와 우리가 이긴 팀들 혹은 우루과이의 숫자를 비교해 본다면, 기적은 바로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나갔다는 사실 자체이다!
- 월드컵 반짝 응원단의 존재는 어느 나라에나 있는 필연적인 일이고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멀리 보아야 한다. 냄비처럼 일희일비하는 팬들, 기자들, 그리고 문제의 최중심부에 존재하는 축구협회에 대한 날카로운 그리고 애정어린 질타와 건강한 비판 정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 선수들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우루과이 팀에게는 축하의 말을 보내고 싶다. 모두 정말 잘 싸웠다!
- 그리고 덧붙여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제 월드컵에서 하나 남은 아시아 팀, 일본의 16강전을 맞아, 일본팀에게 선전과 격려,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 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알제리 대학의 축구팀 골키퍼였던 스무살의 카뮈는 이렇게 말했다.
- "나는 축구를 사랑했다. 승리했을 때의 그 차오르는 행복감, 그리고 패배했을 때의 그 바보같은 충만한 허무감이 나를 살게 했다."
- 축구는 이렇게 우리를 충만하게, 이렇게 우리로 하여금 오늘을 다 살도록 만들어준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처럼, 축구를 사랑한다. 그래, 우리들의 6월, 당신들이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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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입원하셨다니 대체 어찌된 일인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정말 믿기지가 않네요. 무슨 일인지 궁금합니다.